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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되지 않은 골짜기, 집집마다 꽃화단 가사문학면 ‘생오지마을’

기사승인 2021.04.13  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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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뚤레뚤레 동네한바퀴(30)

마을정자 앞에서(노인회장님)

역사적으로 ‘생오지마을’은 피난처였지만 그렇다고 가난한 마을이 아니었다 한다. 
이곳은 분지 형태로 강원도 날씨와 비슷해서 고랭지 배추도 재배하고 콩·고추 등 전통적인 농사도 짓는다. 임진왜란 때 오씨와 허씨가 터를 잡았다 해서 ‘생오지’ 혹은 ‘생허지’로 불려왔다. 
대덕면에서 지방도 887번을 타고 20여 킬로를 달려가는 길이 정말 아름다웠다. 도로가 첩첩산중에 나 있어서 시작부터 끝까지 숲속 길이 이어져 있었다. 봄꽃과 어린싹들이 펼치는 향연은 혼자 보기가 아까웠다. 정말로 이 마을은 “오염되지 않은 깊은 골짜기에 있어 오지 중의 오지라는 의미로 생오지라고 불린다.”라는 표지판의 설명이 안성맞춤이었다. 
이 마을은 32호가 살고 있고 5가구가 더 들어올 예정이며 원주민과 이주민이 반반으로 이뤄졌다.

튀지않고 자연과 어울리는 벗꽃나무

마을 입구에 4~50년은 족히 됨직한 벚나무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다. 마을 노인회장님(양회현 님) 말씀으로는 마을 주민들이 산에서 옮겨다 심은 것이라고 했다. 요즘 지자체에서 사다가 여기저기에 심은 벚나무에 뒤질 것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자연과 어울려서 훨씬 아름답게 보였다.  집들이 현대적임에도 자연과 어울리는 듯했다. 비결을 물으니 “우리 마을 주민들은 새로 집을 지을 때 지형을 인위적으로 심하게 파거나 깎아내지 않고 원래의 땅 위에 그대로 건물을 올린다는 개념으로 짓습니다. 누가 시키는 것은 아니지만요.”

편안한 복장으로 강아지 한 마리 데리고 산책하는 주민을 만났다. 
“어떻게 이곳에 오시게 되었는지요?” 
“오래전부터 전원생활을 꿈꿔오던 저희 부부는 3년 전 퇴직과 함께 제 이모님이 사셨던 이곳으로 오게 되었어요.” 
“전원생활 만족하시나요?” 
“저희 부부에겐 지상 낙원이지요. 주변에 전원생활을 꿈꾸는 남성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막상 부인의 반대에 부딪혀 발을 동동 구르시더라고요. 그러면 저는 부인들에게 물어봐요. 왜 전원생활을 반대하는지요. 부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풀 뽑고 일하는 것은 모두 제 몫이 될 것이 뻔해서요. 그리고 나이 들어가면서 필요한 병원도 멀고요.”라고 하죠.
“선생님께서 그분들에게 지상낙원 같은 전원생활의 에피소드·비결 좀 알려주세요.” 
“전원생활 초기에 한 번은 야생 도라지로 착각해서 먹은 풀뿌리로 인해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죠. 저희는 농사는 짓지 않아요. 꽃도 원하는 만큼만 조금 심고요. 텃밭에는 고추 5·가지 3·호박 2·오이 2그루만 심지요. 많이 심으면 힘도 들고 낭비하는 것이 되니까요. 풀은 뽑을 수 있는 만큼만 제거하고 나머지 남은 풀들과는 공생하지요. 그리고 제가 관심 있는 맛있는 간장·된장·고추장·효소·꽃차는 제대로 만들어 주위 분들과 나누며 살아요. 젊어서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 마음과 몸이 편해야 하는 나이잖아요.” 
“원주민들과는 어떻게 소통하시나요?” 
“인사만 잘하면 큰 어려움이 없어요.”라고 말씀하시면서 내가 나올 때 손수 만드신 귀한 엿기름 한 봉지를 주셨다.

문순태 작가의 '생오지문예창작촌'

맞은편에 문순태 선생님께서 사신다고 해서 방해는 하지 않고 살짝 사진만 찍었다. 조금 올라가니 예쁘고 오래된 정자가 보였다. 오래전 남원의 유명한 목수님을 모셔다 지었다고 한다. 약간 위로 올라가니 지역농산물과 임산물을 직접 재배해 활용하는 자연 음식연구가 김정란씨 댁도 보였다.
골목을 따라 마을로 들어가니 마늘밭 가장자리로 꽃 잔디·작약·수선화·백합·영산홍을 질서 정연하게 심어놔서 탄성을 지르게 한 댁은 바로 노인회장님 댁이었다. 부인이 가꾸었다고 한다. 
“회장님 언제부터 부인이 감사하게 느껴졌나요?” 
“70세부터요.”라고 해서 같이 크게 웃었다. 지금은 누가 아무리 많은 황금을 준다고 해도 부인과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생오지 마을은 집집마다 화단이 정말 아름다웠다. 함께 걷던 이한희 주민은 18년 전에 ‘멍석마당’이라는 카페가 이곳에 있어서 들렀다가 당일에 빈집을 계약해서 이사할 정도였다니. . .

이장님은 지금 한창 12,000평의 두릅과 엄나무 순 수확 중인 관계로 전화 통화로 문의했다. “꽃을 심게 된 배경이 뭔가요?” 
“‘桃李不願下者成蹊.(이름다운 꽃과 맛있는 열매가 달리는 복숭아와 자두나무 아래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자연히 작은길이 생긴다.)’라는 말을 자주 하지요. 담장 없애고 꽃 심기를 ‘저 집이 예쁘면 나도 해야지.’ 식으로 경쟁적으로 하게 된 것 같아요. 노인회장님과 부녀회에서도 열심히 활동했고요. 2019년 디딤돌사업을 하면서 예쁜 화단대회도 열었지요. 자율형 공모사업비 5억으로 1.5킬로 마을 진입로와 화단가꾸기의 환경개선사업도 준비하고 있어요.” 이장 사모님(생오지 마님)을 비롯하여 마을 주민들도 꽃을 살 때는 옆집과 같이 사자고 독려하고, 꽃 나눔을 하면서 기르는 방법을 서로에게 알려주는 방식도 한 몫 하는 듯했다.

“주민이 보배이고 마을을 있게 하는 원동력이죠. ‘텃세·굴러온 돌’ 등의 소리는 하지 않도록 하고 있죠.”라고 말을 맺은 이장님 . . . 이미 예쁜 마을인데 단장을 더 한다고 하니 많이 부럽다. 영산홍 필 때 장관이라고 한 언덕을 보기 위해 다시한번 와야겠다./ 양홍숙 군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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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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