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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뉴스 지역밀착형 기사/귀농일기(40)

기사승인 2021.10.18  1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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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인 최성희 님의 ‘나는 허브 아가씨’

최성희 귀농인

내가 담양으로 귀농한 이유는 담양군 공무원의 마인드와 친절 때문이었다. 
담양으로 옮기기 전에는 광주에서 살았다. 어머니께서 광주에서 허브족욕체험장을 운영하셨는데, 어머니를 위해 도울 만한 것이 무엇인지 관련기관을 찾아다니며 공무원을 만났다. 원예치료와 치유농업에 대한 지원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광주는 농업도시가 아니기 때문인지 만나는 공무원들의 태도가 매우 소극적이었다. 지원제도도 거의 없었다. 광주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해 가까운 담양으로 눈을 돌렸다.

담양은 달랐다. 
어떤 말이든 주의 깊게 들어주고 적극적으로 대했다. 질문에 친절하고 구체적으로 대답했고 내가 모르던 지원까지 알려주었다. 광주에서 만났던 공무원들의 태도와 비교되었다. 만나는 분들마다 친절을 베풀어 담양으로 귀농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치솟았다. 담양은 광주에서 가깝다는 것도 큰 장점이지만 공무원들의 태도에 매료되어 크게 고민하지 않고 담양으로 귀농을 결심했다.

담양으로 귀농하니 청년창업농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회원들이 도움을 주려고 하니 만날 기회를 더 만들었다. 역시나 그들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질문하면 어떻게든 알아서 피드백을 해주었다. 담양으로 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담양으로 오기 전 나는 천연비누 강사였다. 
경력이 10년은 넘었다. 천연비누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어머니 때문이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족욕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작물은 스테비아, 구절초, 민트, 라벤다 등이었다. 어머니는 이런 작물을 구매하지 않고 손수 재배했다. 수확한 작물들이 많아 썩어가는 것을 보았다. 애써 지은 작물인데, 마음이 아팠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알아보다가 천연비누에 관심을 가졌고, 깊이 공부하다보니 강사까지 하게 되었다. 강사로도 자부심을 느꼈지만 어머니를 보다 적극적으로 돕고 싶었다. 어머니가 필요로 하는 작물을 길러서 공급해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광주의 관련 기관을 찾아다녔고, 담양 공무원들도 만난 것이었다. 담양군농업기술센터와 군청을 드나들며 호의에 반해, 담양에 땅 2,000평을 사서 족욕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작물을 심었다. 스테비아, 구절초, 민트, 라벤다 등등.

허브농장

단지 어머니에게 작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만 귀농한 건 아니었다. 
내 꿈은 체험학습장이다. 체험과 관광, 캠핑이 가능한 쉼터를 꾸미고 싶었다. 지금은 과도기에 불과하다. 주말농장 정도로만 운영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내 꿈을 실현하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 혼자만의 노력은 힘들고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다양한 분에게 자문을 구하고 도움을 받고 싶었다. 4H와 귀농귀촌협의회에 가입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단체에 가입하니 이점이 많았다. 농사 기법이며 정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모두가 큰 도움이 되었다. 만나면 만날수록 도움이 되니 단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그런 탓일까. 귀농귀촌협의회에서는 사무국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도움을 주었던 단체였으니 마다할 리 없었다. 나는 흔쾌히 받아들이고 맡은바 일에 충실하고 있다. 부모님도 내 꿈을 응원하며 단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나는 아직 미혼이다. 서른 중반이 넘었으니 부모님 기준으로는 혼기를 넘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님은 결혼하라고 닦달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는 어머니가 더 대범한 듯하다. 족욕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다보니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졌는지 모른다. 성격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여장부 스타일이다. 호쾌한 성격이라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눈도 꿈적 않는다. 내 결혼이 어지간한 일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결혼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주지 않는다. 어쩌면 외동딸을 하루라도 더 데리고 싶은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무남독녀, 외동딸이다.
아버지도 결혼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편이다. 아버지는 건설회사에 근무하시다 2년 전 퇴직하셨다. 퇴직하신 후 농사에 뛰어들었다. 틈틈이 어머니를 돕고 주말이면 나를 돕는다. 주말농장에서 아버지는 쉬지 않고 손을 놀린다. 일하는 모습은 평생 농사를 지으신 농부나 다름없다. 부모로서, 가장으로서 의무라기보다 농사가 즐거운 모양이다. 천직을 이제야 발견한 듯 아버지는 농사에 흥미를 가졌다. 내 꿈을 그렇게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허브족욕체험장(엄마와 함께)


어머니를 돕고, 체험장을 운영할 생각에 귀농했지만 나도 농사가 천직인 듯하다. 
오직 농사에 국한되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체험장을 목표로 농사를 지으니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한 단계 한 단계 준비를 마칠수록 뿌듯함이 누적된다. 그동안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다. 농장에 체험객들이 가득한 장면을 상상하며 하늘을 울려본다. 하늘이 유난히 맑고 파랗다./강성오 군민기자

※ 최성희 귀농인은 2018년 금성면 비내동으로 귀농했다(연락처 : 010-4880-4590)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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