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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18)

기사승인 2022.09.30  17: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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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18)
담양뉴스는 2022년 새로운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국내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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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어머니의 향수 구절초꽃차

하얗게 소금밭이 되었다. 자세히 보니 분홍빛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모습이다. 파란 가을 하늘에 수줍게 앉아있는 소녀처럼 피어나는 꽃이 구절초이다. 바람이 살짝 일면 코끝으로 전해지는 쌉싸름한 향기는 어머니의 굵고 거칠어진 손을 떠오르게 한다. 따뜻한 마음을 손끝에다 모으신 고우신 모습이 코끝에서 맴돈다. 구절초는 가을의 전령처럼 수놓으며 피어나는 꽃이다. 연보랏빛이라고 해야 할까 진분홍이라고 해야 할까. 일제히 피어나는 꽃을 보니 가을바람이 가슴속에 부채질을 하는 듯하다. 

구절초꽃은 구일초(九日草), 선모초(仙母草), 시베리안 국화(Siberian chrysanthemum)라고도 불리며 대부분의 국화과 식물이 서늘한 성미인 반면 구절초꽃은 따뜻한 성미를 가지고 있다. 이에 몸을 따뜻하게 하고 풍을 예방한다고 하여 민간약으로 널리 사용되어왔다. 임신이 안 되는 경우에도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이롭다하여 귀하게 쓰였던 생약 가운데 하나이다. 

구절초꽃은 수년간 재배에 공을 들인 꽃 가운데 하나이다. 초반에는 자체적으로 구절초 재배를 해도 구절초꽃차 주문 물량을 맞출 수 없었다. 이에 조건에 부합하는 꽃을 찾기 위해 2007년 월산면 신계마을로부터 구절초를 수매한 것을 시작으로, 전라도에 위치한 구절초 재배 농가 및 구절초꽃축제를 여는 지자체를 곳곳마다 방문하며 구절초꽃을 수매해야만 했다. 이곳저곳의 구절초를 보며 느낀 점은, 좋은 품질의 꽃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좋은 품종을 선택하는 일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또한 모든 농산물이 그렇듯 구절초에게도 ‘꽃 생산’을 위한 적합한 생육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2013년에 경기도 안산에 있는 가람농원에서 꽃을 제공받아 직접 월산면 월송정 부근 논에 구절초를 식재했다. 추가적으로 일부는 순천 모후산에 또 일부는 함평에 계신 분께 드려 어떤 환경이 구절초 생육조건에 가장 적합한지를 알아보고 재배를 확대하려는 시도를 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현재는 최종적으로 화순을 비롯한 몇몇 지역의 농가와 위탁재배 계약을 맺어 구절초꽃을 생산하고 있다. 오늘날 일관된 품질과 안정적인 생산 체계에 이르기까지, 유난히 녹록치 않았던 과정 동안 구절초꽃차를 찾아주시고 구절초꽃 자체의 잠재력을 믿어주신 분들 덕분에 마침내 구절초꽃차는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현재 구절초꽃차는 매년 화장품회사와 꽃차 판매업체에 건조된 상태로 100kg 이상이 납품되고 있다.

구절초꽃은 막 개화되어 꽃잎이 활짝 피어있는 것이 좋은데 가운데 관상화 부분의 수정이 1/2 이상 되지 않은 상태가 이상적인 채취시기이다. 개화가 많이 된 꽃은 꽃차로 만들었을 때 제조과정 중에 가운데 부분이 검게 변할 확률이 높다. 당일 개화한 구절초꽃을 따서 채반에 얇게 편다. 수증기에 1분씩 3회 찌고 식히기를 반복한 후 건조하면 단맛이 풍부한 꽃차가 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피자팬 위에 채반을 놓고 얇게 깔아 건조시키는 방법이다. 손가락으로 힘을 주어 비볐을 때 꽃이 쉽게 부서질 때까지 건조해야 한다. 발열점에 불이 들어온 상태에서 건조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지만 기구의 사양에 따라 온도 차이가 있으므로 유의한다. 건조가 다 되면 피자팬 바닥에 면보 또는 한지를 놓고 건조된 꽃을 덖어준다. 이때 온도를 1단계 높여 빠르게 덖은 후 식힌다.

절초꽃차 3~4송이(0.5g)을 300ml 다관에 넣고 100℃의 끓는 물을 부어 2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맛을 보면, 쓴맛보다는 쌉싸름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파란 가을 하늘과 기분 좋은 바람을 만났을 때의 느낌이 찻잔에 가득 담긴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몸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다.

어머니의 인내와 고통의 시간이 해탈의 순간을 맞이할 때의 향이 이렇지 않을까. 구절초의 쌉싸름한 향기가 느껴지고 이어지는 달콤한 여운이 어머니를 떠오르게 한다. 마을로 내려오는 길 경사면에 꽃대가 봉긋이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소금처럼 희고도 소녀처럼 미소 가득한 분홍빛 구절초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품어본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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