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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평【대숲소리】(63)/생존에서 공존으로 

기사승인 2023.01.02  14: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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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충년 칼럼위원(전.전남대학 부총장)

요즘 가끔 TV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사일 공격에 가족과 집을 잃고 추위 속에서 울부짖는 우크라이나인의 모습을 본다. 그 처참한 광경에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 저런 전쟁에 휘말리지 않은 것에 안도하면서도 우리의 지난 역사 그리고 세계 인류 역사에 참혹한 사건들이 수없이 계속 이어져 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강자 또는 강대국이 약자 또는 약소국을 공격하고, 강자끼리의 더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였음을 알 수 있다.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 학교 폭력 같은 작은 사건에서부터 가진 자들과 덜 가진 자들 간의 해고와 파업, 정치 권력 투쟁과 보복, 경재적 부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 간의 경쟁 그리고 국가 간의 무력 및 경제 전쟁 같은 대형 집단적 이기주의의 충돌이 끊임없이 일어났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인간의 동물적 본능 즉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려는 약육강식의 본능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닐까 하는 자포자기의 마음도 든다.

인간은 동물적 혹은 물리적 측면에서 보면 가장 열등한 동물이다. 즉 주어진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매우 힘든 동물적 능력을 가졌다. 
추운 날씨를 견딜 몸의 털도 거의 없고, 토끼를 잡을만한 달리기 실력도 없으며, 호랑이와 맞싸울 이빨이나 힘도 없다. 날아서 새를 잡기는커녕 잠수하여 물고기를 잡을 능력도 안 된다, 더구나 미세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전혀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이 모든 약점을 극복하여 땅과 물과 하늘을 지배하게 된 것은 생각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옷을 만들고, 총과 자동차, 비행기와 배, 잠수함 그리고 전자현미경도 만들었다. 자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거의 모든 물리적 능력을 확보한 셈이다. 즉 기술 문명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가져온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에게 불행한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기술 문명의 고도발전에 비해 정신 문화적 발전은 매우 더디다는 데 있다. 
생각하는 능력이 생존의 문제 해결에 집중되어 공존의 문제 해결에는 별로 발휘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가나 종교가 어느 정도 집단 내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데에 기여했다 할 수 있지만 역시 집단 간의 생존 경쟁으로 인류의 공존에는 기여하지 못했음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오히려 국가 간 생존을 위한 기술 문명의 과도한 경쟁은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재앙적 기후변화를 불러와 지구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 
지구상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설립된 지구상 가장 거대한 통일기구인 국제연합(UN)도 강대국들의 설전장이 되었을 뿐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실정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지구는 급속히 세계화되고, 핵무기, 생화학 무기, 과도한 에너지 사용 등 그간의 생존 경쟁 도구가 이제는 지구상 인류의 공존을 위협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열등동물 인간의 존엄성은 바로 생각하는 힘에서 나온다. 
이제 우리 인류는 공존이 바로 생존임을 깊이 깨닫고, 생존 경쟁에서 탈피하여 공존의 길로 나아갈 방도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인플레니 경기침체니 도발이니 보복이니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단어들이 뉴스를 타고 쏟아져 나오는 슬픈 현실에도 시간은 쉼없이 흘러 또 새해를 맞았다. 새해에는 치열한 생존 경쟁보다 따스한 공존의 소식이 뉴스를 장식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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