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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54)

기사승인 2024.05.10  14: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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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
담양뉴스는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가량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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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손 끝에 잔잔히 묻어나는 캐모마일꽃차

봄이 떠나고 여름이 왔다.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시원함과 상쾌함을 가득 품은 시기이지만 한낮에는 살짝 더워지는 느낌이다. 꽃잎이 흩어져 사방에 그림자처럼 흔적을 남기는 시간, 코 끝에 달콤한 향이 맴돈다. 지난해 씨앗이 떨어져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난 캐모마일이다. 한겨울을 잘 이겨내고, 봄의 화사한 날들을 함께 건너 이제 여름 입문에서 꽃을 터뜨리고 있다. 행복이 가득한 순간이다. 이래서 꽃차를 하는가보다. 

국내에서 유통·판매되는 캐모마일꽃차는 거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하지만 꽃의 색이나 모양이 거칠고 이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상당량 차지하고 있어서, 주로 추출물이나 혼합물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온전히 꽃만을 찻잔에 우려내는, 꽃의 색·향·맛과 모양까지 즐기는 ‘꽃차’라고 하기는 아쉬운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몇 년 사이 국내산 캐모마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조금씩 재배해왔던 캐모마일을 올해는 재배 면적을 늘려 선주문 물량에 대비하고 있다. 사실 주문 물량보다도, 장차 하얗게 물들어갈 땅과 품에 가득할 향기, 찻잔에 띄울 아기자기한 캐모마일의 모습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유럽에서는 감기기운이 있을 때 캐모마일꽃차를 진하게 우려서 마신다. 한국에서 국화차에 꿀을 넣어 마신 것과 비슷하다. 지역 환경에 따라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재배가 가능한 것을 취해서 이용하였다는 것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캐모마일은 허브식물로 먹는다는 의미보다 향기정화 식물로 재배되고 보급되었다. 물론 일부 가정에서 키운 캐모마일을 소량씩 차로 마시기도 하였지만, 여름에 진입시기부터 개화하여 우기와 겹쳐지는 시기까지의 절정기를 생각하면 대부분은 지나가는 소나기와 함께 한폭의 그림처럼 지나갔다. 

지금은 캐모마일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심는 경우가 많다. 향기정화와 치유 프로그램, 꽃차 만들기 체험 등 목적이 다양해지고 있어서 캐모마일을 식재하는 농가도 증가하고 있다. 10년 째 캐모마일꽃차를 만들어 유통하면서 처음에서는 화장품회사와 제약회사에서 거의 전량을 가져갔다면 최근 4~5년 사이에 꽃차 판매회사에서의 주문물량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꽃을 재배하여 식품의 하나인 기호식품 ‘꽃차’로 거듭하기 위해서는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처럼 재배 면적을 늘리거나 혹은 작물의 품목을 새로 들일 때면, 다시 한 번 환경의 중요성을 되새기곤 한다. 그러면서 새삼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청정지역 담양에서, 자연농법을 고수하여 재배한 꽃.

전라남도 담양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자연농법이 가능한 지역이다. 땅과 물과 공기, 그리고 적당한 일조량과 비, 자연재해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한 월산면 용흥지구, 더불어 이곳은 평지보다 조금 높은 고도의 환경은 꽃이 서식하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물론 평지나 해안가에서 또는 더 높은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꽃들도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친숙한 꽃들에게 이곳은 더없이 최적화된 환경이다. 이번 캐모마일도 그렇게 자리를 잡고,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

캐모마일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로먼캐모마일과 저먼캐모마일이 있다. 로먼캐모마일은 꽃대가 크고 꽃도 조금 큰 편이다. 저먼캐모마일은 코스모스나 쑥부쟁이처럼 꽃대가 하늘거리며 꽃도 상대적으로 작다. 캐모마일에서는 달콤한 사과향이 나고, 쓴맛이 거의 없다. 꽃뿐만 아니라 전초에서 향이 나기 때문에 주변을 걷기만 해도 향을 감지할 수 있다. 어제는 캐모마일의 꽃대를 잘라주는 작업을 했는데, 손끝에 남은 잔향이 오래간 향을 흩뿌렸다.

캐모마일꽃은 개화 후 하루가 지나면 꽃잎이 아래로 향하고 노란 중심 부분이 봉긋 올라온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수확을 해야 좋은 꽃차를 만들 수 있다. 꽃을 채취할 때는 손가락 사이에 꽃대를 넣고 위로 올리며 꽃을 채취한다.

바구니에 얇게 펴서  피자팬 위에 놓고 가장 낮은 온도에서 열건한다. 보통 24시간이면 건조가 되고, 수증기에 통과하는 방식으로 표면정리를 해주면 간단하게 캐모마일꽃차를 만들 수 있다. 여러 가지 복잡하다면, 가정 내에서 상황에 맞게 건조한 후 차를 마실 때 우려낸 첫 번째 찻물을 버리고, 두 번째부터 마시면 된다. 꽃차는 정교하면서도 쉬운 방법을 선택하여 만들면 하는 바람이다. 

온 주변이 초록으로 가득 채워지는 시기다. 꽃이 지고 또 꽃이 피는 풍경들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오늘도 바구니를 끼고 캐모마일 향을 따라 집을 나선다. 즐거운 발걸음은 행복 가득 향을 담아 다시 돌아오겠지.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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