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
담양뉴스는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가량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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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퇴색되지 않는 사랑 천일홍꽃차
색색의 천일홍꽃을 보고 있자니 다가서고 싶은데, 올해는 유난히도 뜨거운 햇살이 샘을 내는 듯하다. 다행히 조금 늦은 파종으로 늦게까지 꽃을 볼 수 있으니 자연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마음을 다독였다. 붉은색, 흰색, 보라색의 천일홍꽃이 이 시간 행복을 가득 준다.
천일홍꽃은 꽃의 색이 오랫동안 변하지 않아서 천일홍이라고 부른다. 정원에 꽃을 심으면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어서 사랑을 받기도 하고, 건조화로 꽃다발을 만들어도 색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사랑을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천일홍꽃은 식품으로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꽃이다. 가까운 중국은 물론 유럽에서는 차와 함께 블렌딩을 하거나 음식의 재료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식감이 거칠기 때문에 생화로는 식용이 어렵지만 차로 우려 마시거나 추출물의 형태, 혹은 익히는 조리 과정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국내에서는 식품공전에 식품의 원재료로서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공식품으로 등장하진 못하고 있으나, 한국 내에서의 사용 여부가 가능하게 바뀌는 날을 기대해본다.
비슷한 꽃으로 밀짚꽃(Helichrysum)이 있다. 종이꽃이라고도 불리는 밀짚꽃은 유럽에서는 훌륭한 허브차로 사랑받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공전에 등록되지 않았다. 찻잔 속에서 뜨거운 물에 닿아 다시 피어나는 모습과 수색이 다른 꽃에 비해 탁월하게 매력적임에도,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 앞에, 추후 R&D과제를 통해 자원 활용에 대한 기틀을 마련함으로써 한국 꽃차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판로를 함께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바람을 조용히 가져본다.
천일홍꽃은 수분의 함량이 적기 때문에 건조 또는 팬에서 덖음을 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꽃봉오리를 따서 수증기에 30초씩 3회를 반복 익힘과 식힘을 반복한 후 건조하여 사용한다. 팬에서는 발화점(F)에 맞추고 낮는 온도에서 굴려가며 건조하면 된다. 건조가 된 후에도 동글동글한 모습으로 바뀌게 되는데 개화기 때 열려져 있던 것들이 다소곳하게 닫기 때문이다.
천일홍꽃의 수색은 꽃의 색상에 따라 차이가 있다. 보라색은 수색은 보라색이고, 붉은색은 다홍색의 수색으로 매력적이다. 분홍이나 흰색을 노란색의 수색으로 꽃마다의 색상을 그대로 표현하는 퇴색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천일홍꽃을 구하려고 숱한 발품을 팔았었다. 식용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화원에서의 천일홍꽃은 사용할 수 없었기에 자연에서 키우는 곳을 알아봐야 했었다. 조금이라도 꽃이 있으면 찾아다녔고 조금이라도 꽃을 채취해 샘플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구례의 농가에 천일홍꽃 재배를 위탁하여 많은 양의 꽃을 저장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 식품으로 유통은 할 수 없지만 좋은 차의 제조방법과 자원 활용 방법, 시장 판로 개척에 대해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설 수 있었고, 농가의 입장에서 작목 전환 측면의 장단점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지금은 ‘담양식용꽃농장’에서 지속적인 재배를 통해 작물 환경 분석, 생산량 측정 등을 통하여 수익창출로 갈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고 있다.
10년 전부터 이어져 온 ‘대구꽃박람회’의 꽃차 초대 전시에서도 천일홍꽃은 늘 변하지 않는 색이 장점이 되어 ‘전시의 꽃’으로 자리 잡는다. 꽃을 튀겨 놓은 듯 신기하게 만져보는 촉감전시를 통해 보는 아름다움과 꽃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구조가 우리에게는 촉감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재밌는 사실도 살짝 엿볼 수 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천일홍꽃을 수확하여 꽃다발도 만들고 차도 만들고 있다. 며칠 지나면 색이 예쁜 천일홍꽃차 한 잔과 월산면 들꽃축제장에서 사용할 건조된 천일홍 꽃다발이 완성될 것이다. 준비를 하는 내내 천일홍꽃을 보며, 처음의 마음을 퇴색되지 않게 기억한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