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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20)/ 문화도시의 필요충분 조건

기사승인 2023.03.27  09: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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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선이(담양군문화도시추진단장)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이 지났으니 이젠 정말 완연한 봄이 되었다. 
아직은 차갑게 스치는 바람이 살갗에 머물기는 하지만 볕에 걸음을 멈추고, 꽃망울에 시선을 사로잡히는 그러한 계절이다.

봄바람에 다미담 예술구에 작가들이 들어오면서 생긴 독립서점을 거닐다 향토사 서점 이목구심서 대표님으로부터 신형철 시화집 ‘인생의 역사’를 선물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문화에세이에 언급되었던 책이라 흥미가 당기던 참이었다. 간결하면서도 고뇌하게 하는 작가의 문체는 반복해서 읽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인생에 육성이 있다니, 그것이 시라고 한다.’ 그러한 책이기에 쉼 없이 내리 읽힐 줄 알았다.  

하지만 한 달 여 동안 책은 손에서 떠나지 않으면서도 책장이 넘어가지를 않았다. 한구절 한구절 음미가 필요했다. 인생의 해석이 필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의 시간과 너무나 맞닿아 있어서 더딜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시는 행과 연으로 이루어진다. 걸어갈 행, 이어질 연, 글자들이 옆으로 걸어가면서 아래로 쌓여가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할 게 있겠는가, 그런데 나는 인생의 육성이라는 게 있다면 그게 곧 시라고 믿고 있다. 걸어가면서 쌓여가는 건 인생이기도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인생도 행과 연으로 이루어지니까’라며 시작 글에서 언급하고 있다. 인생에서, 시에서 상호 연관성을 넘어서 하나의 일체로 본 듯 하다. 시가 표현하는 인생의 역사이면서 인간의 역사로. 

거창하게 작가의 시작 글을 언급했지만 걸어서 이어져야 할 인생이 주변으로부터 자꾸 흔들림을 당하면 마음은 쓰러질 수 밖에 없는 나날들이 쌓이면 회복은 달팽이 걸음만큼보다 더 더디게 된다.  그럼에도 회복력은 다시 주변으로부터 원기를 부여받는다. 조용히 전화를 걸어와 안부를 묻는 이들에게 건재를 알리며 더욱 탄탄해져 가는 마음의 근육을 알려준다.  
담양의 문화 꽃을 피우기 위해 그렇게 소쩍새도 울어대고 비바람도 거셌던 것이다. 지금은 들리지 않는 소쩍새의 소리까지 소환하면서까지 절실함을 전달하려 한다.

담양과의 인연이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준비도시에서부터 예비문화도시까지 달려왔으며 마지막 한번의 기회가 주어졌다. 
9월 심사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 문화도시 2.0이 10월에 시작하기에 5차 예비문화도시는 9월이면 종료된다.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되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새긴다. 
담양의 특별함이 더욱 더 부각 될 수 있는 적기이다. 대나무로 삶을 영위해왔던 역사는 담양만의 문화 터무늬를 만들었고 기후 위기 시대에 녹색 성장을 품었다. 
시대와 지형의 변화는 다양성을 확장하고 있다. 외부의 유입은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앞서가고 있으며, 선주민과 이주민의 상호작용은 인구소멸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더 집중하고 몰입해서 지역민들의 의기투합이 필요하다. 
각 단위의 기관들의 연계가 필요하다. 연계를 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할 필요가 있다. 아니다. 역할은 제대로 잘 알고 있었다. 서로 잘 연결되지 못하고 매개자가 없었던 것이 이유일 수 있다.  

행정에서 중간 매개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시동을 걸었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담양이 품은 수많은 문화적 자원들이 상호작용 속에서 참여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움직이기 시작했다. 충분히 담양은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도시 추진체계의 한 축이 제대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문화도시의 필요충분조건이 채워졌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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