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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필의 문화에세이(49)

기사승인 2024.03.25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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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고필(문화기획가, 영암문화재단 대표이사)

담주 다미담 예술구에 거는 기대

죽녹원과 관방제림의 뚝방길에서 읍내로 들어오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험한 길이 맞나 보다. 폐산업시설 문화공간사업으로 재창조된 담빛예술창고는 오래된 숲을 걷는 이들에게 일종의 걷기의 리듬감을 향상 시켜주는 오브제의 역할을 하며 자리를 굳혀 갔었다. 마치 관방제림과 한몸이라도 된 것처럼 그렇게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일한 사업으로 만들어진 해동문화예술촌은 양상이 달라진다. 읍내 중심가에 자리하기 때문에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한층 어려움이 많다. 읍내로 들어오는 길이 멀고도 험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다미담예술구

무엇이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시내로 끌어 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대안의 접경지대가 작년까지 몇차례 야시장 월담을 진행했던 담주 다미담예술구이다.
그곳에 입주하신 예술가와 독립서점을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 공간들은 한편으로는 이분들의 생업이자 일터이고, 창조적인 문화공간이지만 담양군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테스크 베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된다.

옛적 사고방식처럼 무언가 그것에 얽매여 반드시 사업에 성공해야 하는 강박이 아니라 좀 더 가볍게 이것저것을 실험해 보고 뒤엎어 보고 다시 재출발하는 다양한 모색의 출발지점으로 이 지역을 점이지대 혹은 전이공간으로 여겨 보는 것이다.


요즘의 언어로 이야기 하자면 로컬 씬을 연출해 보자는 말이다. 담양은 이미 7년 여전에 문화예술특화지역 사업을 통해 국수거리에서부터 한 블럭 아래까지 공예촌을 형성하고 공공미술 등을 통한 거리 활성화 사업을 진행해 본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이른바 죽세공의 거리라 할 수 있는 지역인지라 그 터무니를 존중하며 계승하고자 하는 “생각하는 손”들이 모여 기억을 재생하고 새로운 수제품을 창작하는 거리를 만들어 나갔던 것이다.

하지만 불과 2년 정도 반짝하고는 수그러들었다.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첫 번째 행정과 중간지원조직의 적극적 관심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왜냐고 물을 필요도 없다. 지원할 재원이 없으니 손 놓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연유다. 입주한 분들은 그런 이유를 알 턱이 없다. 초대하고 응원할 때와 180도 다른 모습에서 실망하고 분노하고 퇴거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두 번째는 입주 공예인들과 예술인들의 소통과 실천을 위한 조직이 제대로 구동되지 않았던 점이다. 여느 지역이나 비슷하지만 지원금이 내려 올 때의 조직은 튼실하게 출발한다. 그러면서 조직내 갈등도 등장하고 분화도 시작된다. 그 내부에는 리더의 편견이나 독단 같은 것도 있지만 당장의 일에 대한 계획과 실천에 끌려가니 앞날을 예측하고 뒷단을 예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 번째는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개별적인 예술인들과 공예인들은 매우 훌륭하다. 작품도 좋고, 사람도 좋고, 이를 뒷받침하는 분위기까지 끝내준다. 하지만 파편적이고, 휘발성이 강하다는 점을 공감하고 함께 대비하는데에는 약하다. 플리마켓과 버스킹 등을 통해 거리로 방문객을 유입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이들을 재방문 고객이자 빅마우스의 바이럴 마케팅의 선수로 만드는데는 소홀했다. 일회용품을 재탕 삼탕하는 것은 요즘으로 치자면 시대정신에 걸맞지 않은 것이다.

그 외에도 다수의 이유들이 있겠지만 이 세가지를 오늘의 담주 다미담예술구에 대입해 보자.
그 주체가 담양군의 행정이든, 의회든, 문화재단이거나 상가협의회이든 상관없다.
지금은 사라진 담양문화도시추진단이 있었을 때 이 구간을 중점화시켜 “월담”이라는 야시장을 열었었다. 그때 관찰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풍경은 참 처참했다.

평상시 잘 운영되는 공간의 대표들은 뒷전에서 야시장을 응원하며 함께 뒷바라지를 하는데, 정상적인 운영도 잘 안하는 공간의 책임자들은 자신의 참여지분에 대한 목소리나 요구가 거셌다. 

곰곰이 따져보면 그 이유는 협의체의 구성이 공공화, 전문화, 투명성 부분에 취약했기 때문이다. 다미담의 새로운 입주자를 모신다는 공고를 보면서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월담의 준비와 진행, 그리고 후일담은 다시 무언가를 도모해야 하며 새롭게 단장한 상설시장과 겹치지 않으면서도 시너지가 날 수 있어야 하며, 아무리 최신의 트렌드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담양읍내의 상권과 공동체의 활성화와 운명을 함께 해야 함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를 지원하고 시스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빌언덕과 같은 존재감의 행정이나 지원조직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지금 담양군의 해당부서와 문화재단이 바짝 정신줄을 챙겨야 할 지점이 여기 다미담예술구 아닐까 생각되어 청을 넣는다. 

(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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